과장의 효과는 그 폭에 있다.
긴가 민가할 정도를 조금 넘어서는 폭.
너무 지나치면 '에이, 설마' 란 수용자 정서로 역효과 나는 법.
5월 11일 뉴욕타임즈 일요판과 16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전면 광고가 그 좋은 예.
미국 내 극소수 (4천여명) '이념적' 교민이 '큰 돈' 모아 세월호 참사를 빙자해 박근혜 정부를
마치 북조선의 무자비한 독재체제에 비유한 광고다.
"Criticism of President Park's handling of the ferry disaster by South Korea's mainstream media is being silenced by government censorship...
"...the South Korean government placed these families under surveillance by censoring their private social media accounts and sending undercover policemen to watch them...
"The world is watching Korean democracy sink like the ferry Sewol..."
"We demand an immediate end to the violations of human rights, freedom of speech, and freedom of assembly for all Korean people."
"Join the conversation to help restore democracy, liberty, and free speech in Korea."
'한국의 주류언론이 정부 언론검열로 박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대응에 대한 비판 보도를 못하고 있다'고?
-무능한 정권, 총체적 부실, 부패한 정부, 대통령 즉각 하야 등의 언론 뭇매를 한 달 동안 실시간으로 날리고 있는 언론보도가 뻐젓이 인터넷에 기록돼 있는데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 개개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좌를 감시하고 비밀경찰을 보내 그들을 독시하게 했다'고?
-현장에 내려 간 국무총리에게 욕설하고 고함지르고 웃옷 벗기고 물세례하고 물통과 빈깡통 던지며 당장 수색작업하라고 '지시'한 건 실종자 가족이었거늘.
'전 세계가 세월호 처럼 한국의 민주주의도 침몰하고 있는 걸 주시하는 중이라고?"
-오마이갓. 세계가 주시하는 건 한국 민주주의의 침몰이 아니라 법과 질서 없는 방종한 고성 제일주의가 언제쯤이나 경제 위상에 걸맞는 성숙한 민주주의로 성장할까 겠지.
'인권,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즉각 종식하라'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회복시키자'고?
-PSY의 자유분방하고 '외설적'이기까지 한 '갱남 스타일' '마더 파더 젠틀먼'의 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없다하면 누가 믿겠나?
이런 과대 광고의 역효과는 본의 아니게 고스란히 김정은에게 돌아간다.
광고를 읽는 미국인들은 즉각 광고 지탄의 대상이 김정은의 북한이라고 생각할테니 말이다. 인권유린 자유제한 언론탄압이란 주장에 KOREA란 국명이 들어가 있으니 안 그렇겠나? 어차피 미국인들은 나치나 스탈린체제보다 더 지독한 인권유린 국가가 북한이라는 걸 수없이 듣고 보았다.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수기와 책을 통해. BBC와 CNN과 PBS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수용소 14호 탈출, 크로싱 같은 북한인권 영화를 통해. 그리고 최근에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또 수많은 YOUTUBE 동영상을 통해.
물론 광고에는 SOUTH KOREA라고 인쇄됐다. 하지만 남, 북한 국기도 구분할 줄 몰라 올림픽 경기장에 바꿔 다는 나라의 국민이 그게 민주 한국인지 공산 북한인지 알 게 뭔가. 그냥 '인권유린, 자유침해'란 말이 나오면 그건 무조건 김정은의 나쁜 나라로 아는 것이다.
이번 광고는 그래서 헛물만 켠거고 그 역효과는 엉뚱하게 김정은에게 돌아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