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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Evolution |
영화 촬영장에서 영화감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작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알파벳 ‘O’ 형태를 그리며 ‘오케이’를 외치는 것이다. 손을 높이 들어 보여주는 이런 동작은 무엇을 뜻하는가?
대부분 그 의미는 '완벽하다'는 표현일 것이다. 또한 실행하던 일이 잘되었거나 상대방의 의사에 동의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즐겨 사용하는 이 작은 손동작은 어떤 다른 동물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정교한 손의 특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류가 사는 작은 행성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탄생했다.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고 있으며 태양은 우리 은하계에 존재하는 약 1,000억 개 이상의 별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리 은하계’ 또한 우주를 구성하는 1,000억 개 이상의 은하계 중 하나에 속한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탄생과 역사를 엄청난 폭발과 함께 탄생한 '빅뱅 이론(big-bang theory)'으로 설명하며 약 137억 년 전에 생성되었다고 본다.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아주 미미한 부분을 차지하는 지구지만 그 안에서는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생명체들의 치열한 경쟁과 진화의 과정이 숨어있다. 그중 인간은 가장 최후에 나타나서 현재 가장 최상의 단계에 있다. 지구는 약 35억 년 전 최초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 생물들이 진화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인간도 생명체의 일부로서 거대한 진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인류의 조상임을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1200만 년 전의 것인 '라마피테쿠스(Ramapithecus)'라는 화석이다. 그 후 1856년 여름 독일의 뒤셀도르프 근처 네안더(Neander) 계곡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은 초기 호모사피엔스의 두개골이었다. 네안데르탈인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만 년 전에서 3만 년 전 사이에 살았으며 효과적인 직립보행을 했다.
그 뒤 1868년 프랑스 서남부 지역 베제르 계곡의 크로마뇽 암벽 틈에서 유골이 발견되었는데 바로 크로마뇽인이었다. 그들은 그림을 잘 그렸는데 알타미라(Altamira) 동굴 벽화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해부학적으로 현대인의 유골과 같은 진정한 현생인류다. 이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발굴이 이루어졌는데 인류 진화에 대한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데 뒷받침을 하였다.
인류의 조상이 지구에 나타나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된 여러 변화 중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직립보행으로부터 출발한다. 직립보행의 결과로 자유로워진 손은 갈고리 모양의 손톱이 달린 손의 모양에서 납작해진 손톱과 각각의 손가락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아주 세밀한 감각 능력이 뛰어난 손으로의 진화는 조작기술을 발달시킴과 동시에 뇌의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색채 감각을 지닌 입체적인 시각으로의 진화 역시 다른 동물과는 차별화된 진화의 길을 걷는데 큰 기여를 했다.
시력의 경우는 색을 구별할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과거 수렵 채집생활을 하던 시기에 초록으로 우거진 숲 속에서 다른 색깔의 과일이나 열매를 찾는 데 훨씬 유리했을 것이다. 또한 야행성 영장류에서 주행성으로 진화하는 단계에서 훨씬 섬세한 구조의 시신경과 명암구분 능력이 탁월하게 개조되어 어떤 대상의 모양, 질감, 색 등이 제대로 인식되었으며 인간의 정신적 발달에도 필수적인 배경이 되었다.
인간은 지구의 진화 단계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나타난 생명체이지만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도 지구의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최초의 동물이다. 인류의 조상 중 일부는 약 1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유럽에 진출하였으며 약 50만 년 전에는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에서 호모사피엔스(지혜 있는 사람)로의 진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를 거쳐 약 1만 년 전 농경사회를 이루며 정착생활을 하는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진화하면서 인간은 지구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 더 나아가 환경을 바꾸며 생존해 온 것이다.
인류 조상들의 진화 역사에서 또 하나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요즘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는 비만에 관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한 비만은 사실 오래전 인류가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시기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과정에서 선택된 유전자로부터 기인한다.
그 당시에는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피하지방을 잘 저장했던 사람들은 살아남아 자손을 낳아 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환경 적응에 유리한 개체가 생존하는 적자생존의 원리가 적용되어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비만유전자가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인간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경이로운 생명 활동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는 그들의 안식처이며 생명체들과 함께 왕성하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살아 숨 쉬는 태양계 내의 유일한 행성이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앞으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더욱 진화해 갈까?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야 하며, 생명의 위대함을 다시금 인식할 뿐만 아니라 지구를 소중히 아끼고 보전하여 후세에 전해주어야 할 책임도 함께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전윤영(평촌중 수석교사)
[from 뉴시스 2014년 5월 13일]